누군가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납치 사건.
만일 당신의 아내가 납치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당신이 할 일은 무엇인가?
지금껏 작가 이름을 보고 골라본 작품은 얼마 되지 않는다. 헌책방에서 표지를 보고 혹은 내용을 한번 훑어보고 구매를 해 왔다. 하지만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읽다 보니 작가의 이름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꽃피웠고, 조금씩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에 더 눈길이 가게 됐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딘 쿤츠다. 유명하면서 유명하지 않은 이름.
이미 책장에는 '죽음의 게임', '인공두뇌', '아이스바운드'가 꽂혀있다.
그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빨려드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눈은 한 줄 한 줄 그리고 그다음 줄을 읽고 있고, 손은 묵묵히 그 자리에서 책을 받치고 종이를 넘기고 있다. 시간은 예상한 것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지나고 누가 말리지 않으면 책 전체를 읽을 때까지 손을 놓지 못한다.
톰 클랜시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지만 특유의 영화적인 교차 편집이 그걸 방해할 떄가 있다. 하지만 딘 쿤츠의 소설은 다르다. (간혹 늘어지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남편'은 전혀 폭력과는 거리가 멀고 그렇다고 부자도 아닌 한 남자의 아내가 갑자기 납치당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첫 총성이 일어난 다음부터 책을 받치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물론 초중반은 성격과 스토리의 일부를 독자의 뇌리에 조금씩 새겨놓느라 바쁘고, 역으로 독자는 그의 배경을 머릿속에 넣느라 바쁘다. 그러나 중반에 들어서면서 사건은 미묘하게 흘러간다.
추리소설처럼 독자와의 두뇌싸움은 하지않는다. 읽고 있는 사람은 딘 쿤츠가 보여주는 화면을 생생하게 즐기면서 캐릭터를 이해해 나가면 된다. 중반에 벌어지는 '사건'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그 뒤로는 손을 놓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하루만에 모든 페이지를 다 넘겼다.
마무리는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개인적으로 더 확실한 단죄와 더 꼬인 스토리를 기대하기도 했지만 작가는 단란하게 끝맺음을 했다. 아무래도 주인공의 직업상 그러기 힘들었고 경찰은 단지 긴장을 더해주는 양념 소스일 뿐이었기에 더 했다.
하지만 다 읽고 책을 덮었을 때 은근하게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뜨뜻미지근한 마무리였지만... 그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캐릭터를 느꼈고 사건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잘 만들어진 스릴러 한편 읽으며 잠이 들어보는 일을 권하고 싶다.
그 누군가도 필자처럼 소설을 읽고 상쾌한 잠을 잘 수 있게 되길 바라며...
* 2007-08-24 18:21:56 폭염이 폭주하는 여름밤에 썼던 이글루스.
** 남편은 총 435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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