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해나무에서 나왔던 독살의 세계사는 '독살'이라는 외부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음흉한 살해 방식에 세계사가 붙어있어 기대감을 가지게 했던 책이다. 세계에서 독살만 골라담은 책이라니...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선택은 실망 그 자체였다.
제목에 세계사라고 적혀 있지만, 책 내용의 절반에 해당하는 게 가십거리나 '~~설'이거나 역사상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 또는, 민간의 사건을 다루기도 한다.
실질적으로 역사적이거나 역사에 기록될 만한 사건, 사실로 검증된 또는 사실이라 믿을만큼 굳어진 일을 말했거나 어떤 설이거나 가십거리라도 깊이 있는 내용이라면 이런 실망을 안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게 없다.
마치 어느 정도 이름은 알려진 유튜버지만, 다루는 깊이는 좀 떨어지는... 그런 컨텐츠의 숏츠 묶음을 보는 기분이었다.
딱 흥미 위주의 내용.
그나마 이야기 속 사건에 사용된 독이나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 살짝 보충해주는 덧붙이는 글이 조금이나마 이런 실망감을 다독여주고 있긴하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좋은 건 아니다.
독살과 세계사. 독 또는 독살이 세계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알려면 차라리 다른 책을 찾아보는 게 좋다.
전체적인 인쇄나 구성은 깔끔하지만, 워낙 내용이 간략하고 단편적인 내용이 많아 깊이가 떨어진다.
* 비슷한 제목으로 2021년에 나온 '독살로 읽는 세계사(엘리너 허먼, 현대지성)'가 있다.
아쉽게도 한창 책을 사보던 시기가 지나서 나온터라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목차를 보면 유럽 왕실 독살 사건을 위주로 독살과 역사를 다루고 있다. 이 두가지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이쪽을 살펴보는 게 좋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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