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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주 - 서양 무기의 역사 (살림 출판)

infantry0sub 2024. 11. 11. 20:53

서양 무기의 역사

살림에서 나온 '살림 지식 총서'는 문고판 시리즈물로 그 중 서양 무기의 역사는 살림 지식 총서 249번째 책이다.

 사실 3,300원이라는 가격이 현재 도서류의 가격에 비한다면 싼 편 이지만 내용이나 분량으로 볼 때 비싸다는 느낌이 더 강한게 사실이다.

 2024년인 지금은 가격대가 껑충 뛰었다. 소위 동네 서점을 살린다고 시작한 도서 정가제 이후에는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서점에서 사본 기억이 없다. 지역 도서 이벤트에서 행사에 참여해 사거나 ebook이나 둘러보는 게 전부가 됐다. 쩝.

- 문고판은 손바닥만하거나 조금 큰 크기로 보통 A6판(세로 148mm × 가로 105mm)이라고 한다.
  살림 총서는 128x188mm였으나 최근 판은 120x190mm로 나오는 듯.
- 2008년 당시 동네 서점에서 3,300원이었으나 지금은 9,800원이다. 163x256mm 판의 큰 글자 살림지식총서가 나오고 있는데, 이쪽은 15,000원(...)

 

다시 돌아와서 이 책은 무기의 역사. 그 중에서도 서양의 무기사를 다루고 있다.

  문고판이고 '살림 지식'이라는 시리즈 타이틀에 속한 만큼 깊은 정보나 구체적인 소개보다는 가볍게 읽고 상식으로 알아둘만한 정도에서 그치고 있다.

 또한 그 상식이란 것도 가장 잘 알려진 국가나 사건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무기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기대라는 사람에겐 별로 효율적인 책은 아니다.

 주로 거론된 시대는 그리스/로마 시대, 유럽의 중세 시대, 1차와 2차 대전기.

 

저자는 당시의 시대상과 주로 사용된 무기 그리고, 그로인한 전술등의 파급효과를 포괄적으로 적고 있다.

  무기사전이나 무기류만을 설명한 다른 책들에 비해 자세한 제원등은 없으나 무기가 만들어져 나와 인간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전쟁터의 성향이 어떻게 바뀌었으며, 방어구와의 상대성이 어떻게 되었는가를 비롯해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거나 왜 그 무기가 나왔는가를 그리스 시대~현대까지 시대순별로 착실히 적고 있다.

 

난해한 설명도 없고 분량도 적어서 한두시간정도면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다.

 대신 그런 분량 덕분에 급하게 지나간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부담없이 읽기에는 쉽지만 내용들이 짧고 자세한 설명이 없고 대표적인 제원이나 어떤 무기에서 파생된 파생형 무기가 있었다는 등의 내용들은 알 수 없다.

 

 대신 교양 상식으로 가볍게 읽고 전체적인 틀을 이해하기에는 좋으며 서양에서의 무기의 발달사를 관심이 있거나 무기사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물건이 될 듯 싶다.

  서양이라는 공간적인 측면에서 무기의 발달사를 개괄해 볼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무기사의 작은 목차로 사용할 만한 책이나 비용이나 분량등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 시대 구성에 있어서 이상하게 전체적으로 제1차 대전기에 대한 설명이 길고 자세하다. 저자의 다른 작품이 영국 / 엔지니어 / 기술와 1차대전기에 집중 된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 큰 무기의 발달이 있었던 2차 대전이 소홀하게 처리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킨 투르크를 그저 터키로 적은 것이나 몇몇 단락에서 지명을 지금의 국가명으로 적은 부분이 있고, 레이피어가 중갑옷사이를 노려 찌르는 형태의 무기로 등장했다는 부분에서는 조금 의아해지기도 했다.

 전체 구성중 전반부이 쉽게 풀어 설명한 느낌인데 비해 후반부에는 군사 용어가 다수 섞여 있어 글의 무게가 뒤로 갈수록 무거워지고 그 중심도 한쪽으로 치우치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고 대충 짜집기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 살림 후속작으로 '한국 무기의 역사'가 있다.
  저자가 참여한 작품 중 전쟁사 위주로 보면 '전쟁의 역사(사회평론 아카데미), 영웅 그들이 만든 세계사, 근현대 세계사, 전쟁과 무기의 세계사(채륜서), 원서 발췌 전쟁술(지식을 만드는 지식),, 군신의 다양한 얼굴(아카넷), 배틀 전쟁의 문화사(청어람미디어)' 등이 있다.

- 개인적으로는 레이피어는 화기가 발달하고 갑옷이 경량화되어 결국 사라지면서 인기를 끌었고, 그 시기에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갑옷사이를 찌르는 건 에스톡(에스터크 또는 터크)으로 레이피어가 상대적으로 얇고 날렵한 칼날인데 비해 에스톡은 단면이 사각형/원형으로 긴 송곳에 가깝다. 뭐, 전문가가 아니니 이쪽이 틀렸을 가능성은 있지만... 내용은 다른 서적이나 자료와 비교해보는 게 좋다.

** 2007-03-12 04:42:44 이글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