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작가이자 만화가인 엔디 라일리(Andy Riley)가 만든 자살 토끼는 정말 미치도록 간단한 책이다.
책의 두께는 얇고 모든 페이지는 하나의 카툰이나 짤막한 컷으로 이루어졌다, 딱딱한 커버로 감싸고 있지만, 아이들 동화나 그림책보다도 심플한 책. 얇은 두께만큼이나 내용도 별거 없다.
그저 제목과 같은 짓을 하는 '토끼'의 기상천외한 죽음만이 있을 뿐. 민감한 사건에 다루지만, 유쾌함과 이렇게까지 할바에는 지금을 즐기는 게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을 준다.
그림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느리게 읽는다(?) 해도 10분 정도 내외다. 아동용 그림책은 그나마 글이나 여러 개의 선과 색칠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건 그런 것도 없다!
선으로 이루어진 토끼와 몇 가지 도구가 준비될 뿐.
하지만 이 간단하고도 간단한 그림책은 매력이 있다. 토끼가 어째서 죽으려는지 알 수 없지만, 또한 알 필요도 없다.
어쨌든 그 녀석은 또는 그 녀석들은 죽고 싶어 하고, 여러 방법으로 그것을 실행한다.
하나하나 일상의 내용을 곱씹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저 코웃음 치며 웃어넘겨도 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걸 웃으며 편하게 보고 나서 책을 다 덮었을 때다. 마음속에 생각 속에 머릿속에 그 어떤 의미와 생각이 가득 차 있을 테니까. 아마 사람마다 시간에 따라서 나이에 따라 그게 무엇인지는 달라지겠지만....
나는 이 책을 구입하라고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한 번은 꼭 보라고는 하고 싶다.
도서관이든 헌책방이든 어디서든 구해 본다면 그 자리에서 즐기고 토끼에게 경의를 표해 주도록 말이다.
자살이란 정말 비효율적이고 바보 같다는 걸 일깨워준 토끼에게 경의를!
그 밖에 인간이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주는 토끼에게 경의를!
* 국내에서 본편은 거름 출판사를 통해 2004년에 나왔다. 이후 인기 덕분인지 2005년에 후속작인 '돌아온 자살토끼'가 뒤이어 출판됐다. 몰랐던 사실은 무려 3권 '자살토끼의 귀환'이 2012년에 지식프레임을 통해 출판됐다는 것.
영문 제목은 The Book of Bunny Suicides - Return of the Bunny Suicides - Dawn of the Bunny Suicides
** 책을 구입했다면 달력으로 책을 한번 포장해 놓는 게 좋다. 그냥 놔두면 너무 빠르고 확실하게 색이 날아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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