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군자 출판사(2017년 이후로 새 책이 없는 것을 보면...)에서 내놨던 책이다.
큼지막한 판형(188x254mm)에 국내 신화를 기반으로 쉽게 읽을 수 있고, 각 신화와 이야기에 등장하는 상징을 따로 떼어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신화란 무엇인지부터 고조선 단군신화부터 삼국시대 건국 신화, 성씨 시조 신화, 민간 구전 신화로 차근차근 풀어나간다.
내용은 좋았으나 아주 알찬 느낌은 아니었던 서적.
어느 선에서 더 깊이 있게 나아가지는 않았으며, 대부분의 신화 역시 어느 정도 익숙한 내용이고, 인용된 이야기도 잘 알려진 내용 위주로 그 종류도 많지 않다.
내용은 익숙하지만, 글이 딱딱한 느낌이라 일반교양용으로 보기에도 좀 어렵다.
중간중간 나오는 학술적 용어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각 신화 / 역사의 배경, 신화나 역사적 지식이 있어야 편하게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읽는 내내 대학교 교양 과목용 교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얇은 책 두께에서 알 수 있듯이 한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투자하면 다 읽을 수 있다.
글은 괜찮았지만, 쓸데 없는 삽화/사진 ― 각 이야기에 어울리는 옛 그림이나 고분의 벽화를 사용했으나, 그저 사진을 여백에 나열한 느낌이다 ― 을 올컬러로 박아 넣었고, 전체적으로 글보다 여백이 지나치게 많았다.
차라리 포켓이나 소형 판본으로 찍고 삽화는 각 그림의 주제나 주체만을 판화처럼 흑백으로 떼어내 처리했다면 더 깔끔하고 보기 편한 책이 됐을 듯.
책을 가격으로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겠지만, 15,000원이라는 가격은 너무 부풀려진 가격이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마도 컬러 페이지가 문제가 아니었을까?)
단지 2024년인 지금와서는 오히려 가성비가 있다고 할 정도로 다른 도서 가격이 뛰었다. 2003년 도서라 온라인 서점에서는 대부분 '품절'을 찍고 있고 새로 찍어내지는 않아 구하기는 힘들겠지만, 교보 (다른 서점은 확인해보지 못했다) 에서는 Ebook버전이 팔리고 있다. 7,500원이면 오히려 가성비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잘 알려지지않은 우리의 신화 특히 창세신화를 수록해 전체적인 깊이가 좀 떨어져도 가볍게 ― 적절한 독자층을 누구로 택했는지 불분명하다. ―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서적.
능률적이지 못한 편집 디자인이 매우 아쉬웠던 책이다. 이제는 오프라인에서 구입하기 어려워진 책이지만, 도서관에서 한 번쯤 빌려 보거나 헌책방에서 찾는다면 여전히 읽어볼 만한 책인 것은 사실이다.
* 2007-11-06 04:15:51 이글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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