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라스 케네디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어준 작품.
부유하면서도 행복하지 않은 삶, 우연치 않은 사건으로 또 다른 인생을 살 수 있게 된다면? 읽는 내내 정말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만한 작품인지 좀 의구심이 들었다. 스릴러라기에는 밋밋하고 전체적으로 단조로운 맛이 강했다.
그래도 인기가 있었다면 지금의 자기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또 다른 나를 꿈꾸는 사람이 많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전반부에는 주인공에 대한 서술이 매우 세세하게 그려져 있어서 답답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거기에 문화 차이랄까? 일부분 수용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어서 몰입도 역시 좀 떨어졌다.
책의 반 이상을 주인공 중심으로 그런 일상과 시시콜콜함에 투자하다 보니 중후반으로 갈수록 책의 마지막 결말이 흡족할지 불안감이 많이 들었었다.
그래도 막상 본 궤도에 오르자 그런 기억을 공유하면서 왜 사건이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기에 불만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다만 전반적인 카메라 지식이나 미국의 문화를 알지 못하면 무의미하게 넘겨버릴 장면들이 꽤 많다. 상품명과 아이콘들이 주렁주렁 등장하는데(...) 하나하나 찾아보기도 그렇고 참.
뒤이은 새로운 삶으로의 전환점인 요트 계획은 왠지 답답함이 탁 풀리는 부분이다. 천재야! 주인공!
오히려 마운틴 폴스에서의 삶이 마치 간단한 메모를 이어 붙인 듯하지만, 더 길게 할애 됐으면 싶을 정도다. 클라이맥스 부분에서는 맥이 탁 풀리면서 이게 뭔가 싶었다. 갑작스럽고도 갑작스러운 사건의 연속!
주인공과 앤 사이의 일들은 기대했던 장면이라 그런지 씁쓸하면서도 마음에 들었던 내용이다.
후반부에서 일의 진행이 너무 빠르고 큰 보폭으로 걷는 듯이 조금은 소홀하게 넘어가는 느낌을 가진다. 결말은 애매해서 다 읽고 난 뒤에 씁쓸함만이 남게 만들었다.
스릴러의 빠른 진행과 손에 땀을 쥐는 액션 없이 심리적인 압박감을 기반으로 압력을 가하는 작품으로 거기에 동조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와닿는 작품은 아니었다.
주인공을 응원해야 하나? 인생을 바꾸고 싶다는 걸 대입해봐야 할까? 이런저런 혼란 속에 어느덧 작품이 끝나버리는 느낌. 다른 사람에게 적극 추천하기는 힘들 듯하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중후반 방을 얻는 장면부터 결말까지는 두 번 보고 싶은 부분이다.
* 2012-06-18 20:22:09 이글루스.
** 2010년 프랑스에서 '빅 픽처(L'Homme qui voulait vivre sa vie-자신의 삶을 살고 싶었던 남자)'로 영화화했다.
*** 더글라스 케네디는 이후에도 꾸준히 작품을 내놓고 있다. 의외인건 아동용 작품인 오로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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