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 (Alvin Toffler)의 전쟁과 반전쟁 (戰爭― 反戰爭, War and Anti-war)은 1994년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출판한 책입니다. 지금은 청림출판사에서 2011년에 새로 번역한 개정판 '전쟁 반전쟁'이 있습니다.
이 녀석은 2007년 초에 서양무기의 역사를 읽는 도중 '전장과 반전쟁'에 대해 한 줄정도의 짧막한 언급이 있었는데, 그때 불현듯 헌책방 구석에 찾는 사람 없이 한쪽 구석에 박혀져 있는 모습이 떠올랐었죠,
그 전까지는 관심도 없던 책이었지만, 결국 그 때 조바심을 못참고 헌책방에서 구입해 읽었던 녀석입니다.
헌책방에 자주 들리던 당시에도 출판된 지 한참이 지난데다가 매력없는 표지, 딱딱한 글이 연상되는 고리타분한 느낌이 풀풀 풍겼던터라 이 책을 읽게 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충동 구매는 그 미래를 바꿔버리더군요.
나온지 꽤 됐고 헌책방까지 굴러들어온 산전수전 다겪은 녀석이라 외관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부는 의외로 매우 깨끗하더군요.
처음에 책을 펴보고는 '예상'처럼 어렵다는 느낌에 한동안 숙성기간(?)을 두고 '한국전쟁'등의 다른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읽기 시작하니 점점 가속이 붙는 책이었습니다.
읽기 시작할 때는 전쟁과 반전쟁. 전쟁에 대한 얼마 정도의 개괄이나 정립등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그런 지나간 이야기보다는 진지한 미래와 미래 사회의 전쟁과 반전쟁(anti-war)에 대해 역설합니다.
초반부에는 쉽게 빠져들지 못했지만 중반부터는 미래에 일어날 여러가지 변수들과 지금 변화되는 사회 / 경제 / 전쟁의 제3물결에 관한 이야기들을 감탄을 해가면서 봤습니다.
특히, 민간과 군수업체의 변혁이나 미래에 있을 여러 가설들은 굳은 머리를 다시 한번 돌려볼 수 있는 새로운 영상을 떠올릴수 있게 만들어주더군요.
읽던 그 당시에도 이미 10년이 지난 이론/예측이지만 구닥다리로 느끼지기보다 '책의 내용은 아직 진행중이다'라고 느낄만했습니다.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사회는 매순간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고, 점점 더 빨리변화하고 있지만, 통찰력의 날카로움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여전히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해하는데 또다른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책.
마무리에 있는 주(註)도 버릴게 없습니다. 마치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랄까요.
시사용어 사전에서 "...‘21세기 출발점에서의 생존법’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저자는 "지구촌의 경제경쟁은 전쟁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서곡"이라고 주장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경제전쟁만이 전쟁의 서곡이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 전쟁은 그 서곡을 쓰는 음표들 중 하나라고 말이죠.
개정판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내용은 그대로일테니 전쟁과 경제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습니다.